보안시스템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술 각축전이 카드시장에서 촉발됐다. 국내 시장에서 포문을 연 곳은 롯데카드였다.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인증시스템을 상용화 시켰다.

시장구조 변화가 예견될 만큼 획기적인 기술인 까닭에 경쟁사들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사 서비스로 맞불을 놓거나 좀더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카드 앱, 블록체인 지문인증 서비스 도입

롯데카드는 최근 공인인증서나 비밀번호 없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지문인증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에 도입했다.

블록체인은 별도의 정보 관리자 없이 거래 당사자들이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을 기록하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공공 거래장부’라고도 불린다. 해킹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존 보안 시스템 중 가장 안전한 기술로 꼽히고 있다.

그간 롯데카드 사용자는 롯데앱카드로 결제할 때 6자리 결제비밀번호 입력했다. 스마트롯데 로그인에는 아이디나 패스워드 또는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 절차가 필요했다. 이번에 적용된 보안 시스템은 지문인증만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도 이달 중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개인인증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이 모바일 앱카드에 로그인하거나 30만원 이상 결제 시 공인인증서를 통한 개인인증을 해야 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간편 인증’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된다. 유효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을 필요도 없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보안 시스템인 만큼 안전성 검증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인증 방식에 대한 고객 선택권을 확대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 결제 과정을 살펴보자. 금융소비자가 카드를 사용하면 단말기는 결제 정보를 부가가치통신망(VAN) 사업자에게 전송한다. 결제금액은 VAN, 카드사, 은행 등을 거치고 나서 단말기 사용자에게 지불된다. 블록체인이 대중화되면 거래 과정에서 VAN 같은 중개자를 제거할 수 있다. 해외 송금도 중개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가능하다. 거래내용을 검증할 제3자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거래 당사자들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거래 기록은 다수의 참여자들이 동일하게 보관한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는 각 참여자들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대조한다. 그 결과 오류가 발견되면 다른 데이터와 비교해 자동 수정한다. 별도의 장부 책임자가 없는 거래 시스템인 셈이다.

"블록체인 활용법 무궁무진"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본인인증 외에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카드 발급부터 개인정보 관리까지 보안과 연계된 업무 대부분에서 적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 브랜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비자는 기업을 대상으로 당일 해외송금이 가능한 국제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비자의 국제송금시장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송금시장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스터카드는 내부 연구소 마스터카드 랩과 스타트업 교류협력 프로그램 '스타트 패스 글로벌'을 통해 은행거래, 무역금융 등에 유용한 블록체인 기술을 마련했다.

블록체인이 초기단계인 만큼 기술력 선점이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이) 여론에서 기대하는 만큼 획기적인 기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보안이 중시되는 업종 특성을 고려해보면 블록체인이 향후 업계 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참조-이코노믹리뷰>